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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정도는 맞다는 사실의 함정
    공지사항 2023. 5. 19. 06:00

     

    새벽기상

    리추얼루틴

    작은 습관부터 만들기

    건강한 몸 만들

    한 달에 4권 책 읽기

    부지런히 움직여서 수익 파이프라인 여러 개 만들기

    등등

    .

    .

    .

    몇 년전부터 유행하던 트렌드입니다. 

     

    유튜브, SNS, 기사, TV 프로그램, 책 등 

    자기계발, 자기관리를 하는 사람 이야기는 끊임없이 나와

    사람들을 자극 시킵니다.

     

    처음에는 관심 없던 사람들도

    한 번, 두 번 계속 보다보면 어느새 이런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나도... 해봐야 하나...?'

    '나만 안 하는 거 아냐...? 안 하면 도태될 것 같아... 뒤쳐질 것 같아...'

    '다들 열심히 사는 데, 나만 잘못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시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도 많으니

    '그래, 한 번 해보자' 하고 시작합니다.

     

    그들의 말 공통점 중 하나는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지금 당장 해라.

    고민하는 시간에 하면 뭐라도 남는다.'

     

    JUST DO IT.

     

    같은 맥락의 말인데,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말이 있었습니다.

     

    '무슨 운동할지 하는 고민은 일단 걸으면서 하라.' 

     

    운동해야지 마음 먹고, 나에게 맞는 운동이 뭘까? 나의 시간, 경제적 상황 다 고려해서 잘 할 수 있는 운동이 뭘까? 그 운동을 하려면 어디를 가야할까? 집 근처가 좋을까? 회사 근처가 좋을까? 

     

    뭐 하나 하기로 마음 먹은 다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고민은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하라는 취지의 말이었습니다.

     

    맞지 않나요?

     

    저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걷기 운동 좋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고,

    걷기 운동은 당장 집에서 옷 입고 나가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니

    일단 시작해서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라는 말이 너무나 타당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도 모두 동의했습니다.

     

    이들의 말은 모두 '어느 정도 맞다'는 사실이 깔려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들으면, '그래, 그게 맞긴 한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어느 정도 타당성있는 말이라서 설득력을 가진다고도 생각합니다.

     

    그 말이, 추천하는 노력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말이 가진 타당함에 위험성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듣다보면, '말을 듣지 않은 내가 잘못된 기분'을 느끼게 될 위험성도 분명 존재합니다.

     

    연예인을 넘어 일반인에게까지 퍼진 부캐 전성시대,

    하나의 직업만으로는 살 수 없는 시대,

    주변에서 흔히 들리는 월수입 천만원 돌파,

    등등등

     

    비교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환경에

    건강한 행동도 자칫하면 자존감을 무너트리고 

    상실감과 무력함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들 '잘 사는 것' 같은 데, 나만 아닌 것 같아."만 위험한 게 아닙니다.

    "다들 '열심히 사는 것' 같은 데, 나만 아닌 것 같아.' 역시 위험합니다.

     

    특히나 열심히 사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러지 않은 본인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며 더 깊은 좌절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요?

    SNS 하지 않고, TV 보지 않고, 친구 만나지 않고 등등등

    눈 감고 귀 닫으면 되냐고요?

     

    아닙니다.

     

    어떻게 눈 감고, 귀 닫고 살겠어요.

    그러면 넘어집니다.

    눈 크게 뜨고, 귀도 활짝 여세요.

    자신에게.

     

    다른 사람의 말이 들어왔을 때,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고 그치지 말고

    나에게 물어보고, 나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지세요.

     

    내가 하고 싶은데, 하지 않는 것과 

    내가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을 외부로 받아서 하지 않는 것은 다릅니다.

     

    주체적으로 하지 않을 땐, 하지 않았다는 말이 맞지만

    외부로부터 해야할 것 같은데 하지 않았을 땐, "못 한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싹트니까요.

    그건 자존감을 떨어트리는 작은 물방울이 됩니다.

    티가 안나서 인식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과일이 무르듯 내 마음을 무르게 하고 멍들게 할.

     

    책읽기

    운동하기

    자기계발하기

     

    다 좋습니다.

    거기에 '나'라는 존재가 함께 서 있다면, 더 좋습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그대로 믿고 넘기지 말고

    나의 의견도 듣고 '자신화'해서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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